화계사의 가을
화계사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 북한산 자락에있는 사찰이다.
만추의 가을을 맞이하여 북한산 자락은 온통 천자만홍으로 붉다,
화계사는 숭산스님이 계셨던 사찰로 유명하지만 한때 벽안의
<현각스님>이 계셨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지금은 숭산스님도
현각스님도 떠나고 계시지 않고 낙엽만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문득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의 <가을날> 시 한편을 떠 올려본다,
가을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오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막지막 과실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 후도 오래 고독하게 살아
잠자지 않고 책을 읽고 그리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바람에 불러 나뭇잎이 날릴 때, 불안스러이
이리저리 가로수길을 헤맬 것입니다.
2023, 10, 30,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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