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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베트남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달랏 기차역

by *상록수 2024. 3. 17.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달랏 기차역

 

요번 베트남 나트랑, 달랏 여행중에서 가장 낭만적 핫한 장소를

손 꼽으라한다면 단연 달랏역을 엄지척으로 손 꼽아야한다 생각 한다,

오래된 기차역의 고풍스러운 풍경, 그리고 요즈음은 좀처럼 볼수없는

박제된 동물처럼 움직이지 않고 덩그란히 서 있는 전시용 증기기관차,

 

달랏역은 과거 프랑스 식민지배를 받던 시절에 건축된 아르데코

건축양식의 건물이다, 기차역을 건축하는데 6년 이라는 긴 세월에

걸처 건축했다 하니 얼마나 정성스럽게 건축했는지 짐작이 간다,

 

달랏역은 1938년 건축하여 1964년까지 기차가 운행되던 기차역으로

사용 되었으나 베트남 전쟁으로 철도가 파괴되어 운행이 중단되었다,

현재는 달랏역에서 7km정도의 구간을 관광열차가 옛 모습을 하고

하루 5회 운행하고 있다,

 

관광열차에 승차해 차창으로 스처지나가는 시골스러운 풍경을 바라보며

기차여행의 낭만을 즐겼다, 좌석은 일반석과 VIP석이 있는데 일반석은

열차방향으로 양쪽으로 길게 배열된 의자에 상대편과 마주보며 앉는 방식이고

VIP석은 둘씩 앉아 마주보는 칸막이로 구획된 방식이다, 관광 열차는

덜컹거리며 한 30여분을 달려 역사건물도 역무원도, 플랫홈도 없는 허름한

간이역에 도착해 하차했다,

 

달랏 관광열차를 타고 차창으로 스처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내가

평소 좋아해 즐겨 듣는 그리스 작곡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가 작곡하고

그리스 메조 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 가 노래한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To Treno Fevgi Stis Okto )를 입속으로 흥얼거렸다,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To Treno Fevgi Stis Okto

 

             -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

 

카테리나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리

내 기억 속에 남으리

 

카테리나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당신은 오지 못하리

 

기차는 멀리 떠나고 당신

역에 홀로 남았네

가슴속에 이 아픔을 남긴채 앉아만 있네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가슴 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기차 하면 생각나는 또 한가지,,

미국의 뉴올리언즈는 재즈의 발상지로도 유명 하지만

<욕망 이라는 이름의 전차> 작품 무대로도 너무나 유명한 도시이다,

"테네시 윌리엄즈" 는 미국 미시시피주 콜롬부스에서 태어 났지만

뉴올리언즈를 무대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집필해 뉴올리언즈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넘처나는 유명한 문학의 도시가 되었다, 

 

"욕망".. "DESIRE",

실제 이곳엔 전차도 전시되어 있다. 시가지 한쪽끝 옥외 전시관에

곤충의 빈껍질같은 움직이지않는 전차는 453이란 차 번호와 함께

정면 이마에는 "DESIRE".. "욕망"이란 이름표를 달고있다,

테네시 윌리엄즈의 문학을 사랑하는 수많은 세계인들이 이 낡아빠진

전차를 보러 이곳으로 몰려드는것이다,

 

2024, 3, 4, 촬영,

 

 

 

사평역에서

                      - 곽재구 -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속에 던저 주었다.

 

내면 깊숙히 할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자작 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

쓴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잎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 가는지

 

 

내가 평소 좋아하는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 라는 시이다,

이 시를 읽을때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충남 세종시의 전의 작은

간이역사 건물이 생각나곤한다, 급행 열차는 그냥 지나가고 완행열차만

하루 몇번 정차하는 조그만 간이역,  빨강, 파랑 깃발을 흔들던 역무원,,

 

밤은 깊어가고 창 밖에는 하염없이 하얀 목화솜같은 송이눈이

내려 쌓이고 막차가 올 시간은 아직도 멀고,,

막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난로 옆에서 웅크리고 반은 졸며 언몸을 녹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톱밥난로는 화기를 다하고 점점 사위어 가지만 주전자의

물은 저홀로 아직 김을 그렁그렁 내뿜고 있다,

 시골 간이역, 눈 내리는 늦은 겨울밤 자정무렵, 정겨운 풍경들,

거기엔 우리의 주름살 깊게 패인 친근한 이웃들이 있다,

 

 곽재구 시인은 1981년 데뷔작으로 이 아름다운 시를 발표했는데

사평은 나주 근처에 있는 조그만 마을 이라 한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사평에는 철도가 닿지않아 기차역이 실제로는 없다는 사실이다,

이 시의 제목인 ‘사평역’은 지도상에 실제 존재하지 않지만 시인이 체험했던 남광주역과

남도의 회진포구를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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