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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동물

철원평야 단정학

by *상록수 2024. 2. 13.

 

철원평야 단정학

 

2024년 갑진년(甲辰年) 설날을 보내고 다음날

이른시간 철원으로 차를 달렸다, 청룡의 해를

맞이하여 청룡은 상상속의 동물로 볼수 없으니

대신 학이라도 볼 속셈이었다,

 

철원지방 아침기온 영하 8도C, , 그리 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미세먼지와 안개가 뒤섞여 기상여건이

별로 좋지 않았다,

 

철원평야 이곳저곳 농로길을 천천히 달리며 단정학을

찾아 나섰다,  하늘은 시뿌옇고 날씨는 별로 좋지 않았지만 

단정학의 우아한 자태를 몇컷 담아왔다,

 

단정학의 비행모습을 볼때마다 이범선의 단편 '학마을사람들'

한 구절이 생각난다,

 

해가 떳다,

이윽고 그들은 긴 목을 쑥 빼고 뾰족한 주둥이를 하늘로 곧추 올렸다,

맨 큰 학이 두 날개를 기지개를 켜듯 위로 들어 올리며 슬쩍 다리를

꾸부렸다 하자 삐이르 긴소리를 지르며 흠씰 가지에서 하늘로 솟아

올랐다, 

 

그러자 다음 다음 다음 다음 차례로 뒤를 따랐다,

그들은 멋지게 동그라미를 그으며 마을을 돌았다,

한바퀴 또 한바퀴 점점 높히 올랐다,

이젠 가마득히 하늘에 떴다,

그래도 삐르 삐르 소리만은 똑똑히 들려왔다,

마을 사람들은 목이 꺽어져라 목을 뒤로 젖혔다.

 

두손을 펴서 이마에 가저다 햇빛을 가리우고

한없이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반짝 반짝 다섯개의 은빛점이 한줄로 늘어섰다,

 

마지막 바퀴를 돌고난 학들은 그리던 동그라미를 풀며 방향을

앞으로 잡았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점 이 하나씩 하나씩

남쪽 영마루를 넘어 사라젖다, 마을 사람들은 한참이나 그대로

말없이 그 학들이 사라진 곳을 쏘아보고들 서 있었다,

 

2024, 2, 11, 설날 다음날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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