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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동물

회색빛 하늘아래 고니의 이별준비

by *상록수 2024. 2. 19.

 

 

회색빛 하늘아래 고니의 이별준비

 

2월 중순에 들어서면서 기온이 상승하고 남녁에는 홍매가

꽃망울 떠 뜨렸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런데 왠지 홍매의

개화소식이 그리 반갑지 않았고 목에 가시가 걸린것 처럼

가슴 한편으로 찬바람이 일었다,

 

봄 꽃들이 다투어 피면 겨울철새인 고니들은 떠날것이기 때문이다,

10월 하순경 한반도를 찾아온 고니들은 보통 이듬해 2월말~3월초순

떠나곤 한다, 그런데 최근 평년기온을 웃도는 기온 상승으로

고니들이 일찌감치 일부는 떠났고 남아있는 고니들도 떠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는것이 오늘 고니를 촬영하면서 직감으로 느꼈다,

 

겨우내 정들었던 고니들이 떠나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글룩'(GLUCK)의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3막 1장에 나오는 아리아가 생각났다,

지옥에서 마침내 아내 '에우리디체' 를 만나긴 했으나 사랑이 식었다는

이유로 돌아서는 아내를 보고 '오르페오' 가 아내를 잃은 슬픔에 부르는

노래가 <에우리디체 없이 어떻게 사나>(Che faro senza Euridice) 이다, 

 

만해 한용운은 <님의 침묵> 이라는 시에서,,~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때에 미리 떠날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이제 정들었던 고니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뜨거운 여름을 치열하게 보내고나면

올 가을에 다시 반갑게 만날것을 기약하며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섭섭한 마음을 달래보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 F major op24, Spring

"봄" 중 2악장을 들으며 납덩이처럼 무겁게 가라앉은 스스로를 위로한다,

 

2024, 2, 18,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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